서신갤러리 5월 기획전 〈의인:畵〉 3인전

관리자 | 2026.05.08 | 조회 243
서신갤러리 5월 기획전 〈의인:畵〉 3인전

이번 전시는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을 위한 자리이면서도, 관람객으로 하여금 단순한 감상의 차원을 넘어 시선과 인식의 방식을 다시 정렬하도록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의인(擬人)’이라는 주제는 동물을 인간처럼 표현하는 방식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서로 다른 존재들 사이의 경계를 완화하고, 관계의 구조를 새롭게 사유하게 만드는 조형적 언어다.

최혁의 작업은 조선시대 민화 ‘까치와 호랑이’의 도상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그의 화면은 전통의 재현이 아니라, 구성과 의미를 다시 조직하는 재해석의 과정에 가깝다. 본래 위계와 상징을 지녔던 호랑이와 일상의 기운을 담은 까치는 작가의 화면 안에서 익살과 긴장을 동시에 품은 관계로 재배치된다. 이러한 조형 감각은 회화의 영역을 넘어 거리의 벽화로 확장되며, 전통 이미지는 현대 도시 환경 속에서 다시 살아 움직인다.

엄수현의 작업은 자연과 인간, 동물의 관계를 하나의 흐름 안에서 바라본다. 지구온난화와 자연보호라는 주제는 단순한 경고에 머무르지 않는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공유하는 환경과 조건을 다시 바라보게 하며,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이고 동물 역시 그 안에 포함된 존재임을 환기한다. 그의 작업은 각각의 경계를 구분하기보다, 모든 존재가 연결된 하나의 구조 안에 놓여 있음을 드러낸다.

박현진은 드로잉과 조각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을 신인류적 형상으로 구현한다. 태초의 유인원에게 보호의 기능이었던 ‘털’은 그의 작업 안에서 티셔츠나 바지 같은 어색한 형태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형상은 내부가 비워진 구조를 드러내며, 사회적 틀 속에서 정교한 외형을 갖추었지만 그 이면에는 차갑고 공허한 내면이 공존하는 현대적 존재를 암시한다. 그의 신인류는 원시성과 미래성이 교차한 지점에 서있다.

의인화는 동물을 인간처럼 보이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오히려 인간 중심의 시선을 한 걸음 뒤로 물리고, 동물과 자연, 그리고 미래의 인간이 공유하는 삶의 조건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서로 다른 존재들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 안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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